* 이 기사는 일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
[메디먼트뉴스 이혜원 인턴기자]
2006년 개봉한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의 영화 <카모메 식당(かもめ食堂)>은 핀란드 헬싱키의 한적한 거리에 자리 잡은 작은 일본 식당을 배경으로, 따뜻한 위로와 소소한 행복을 전하는 작품이다. 전형적인 일본식 힐링 영화의 범주에 속하지만, 일본이 아닌 핀란드를 배경으로 한다는 점이 신선하다.
영화는 주인공 사치에(코바야시 사토미)가 홀로 핀란드에서 카모메 식당을 운영하며 시작된다. 그녀는 연어를 좋아한다는 공통점 때문에 핀란드에 식당을 열기로 결심했다. 낯선 땅에서 일본 가정식을 선보이며 손님을 기다리는 사치에의 일상에 지도에서 무작위로 찍은 곳이라며 찾아온 미도리(카타기리 하이리), 그리고 짐을 잃어버리고 오갈 데 없어진 마사코(모타이 마사코)가 합류하면서 식당은 점차 활기를 띠게 된다.
<카모메 식당(かもめ食堂)>은 복잡한 갈등이나 극적인 사건 없이 인물들의 잔잔한 일상을 따라간다. 주먹밥(오니기리)을 비롯한 정갈한 일본 음식들은 단순히 배를 채우는 것을 넘어, 서로 다른 문화와 외로움을 가진 사람들이 소통하고 마음을 여는 매개체가 된다.
영화는 낯선 곳에서 각자의 사연을 안고 살아가는 세 여성이 서로를 통해 점차 편안함을 느끼고, 타인과의 연결 속에서 삶의 위안을 찾아가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다. 식당이 점점 활기를 띠었다는 묘사처럼 음식과 사람들의 만남은 조용하지만 확실하게 온기를 만들어간다.
핀란드의 이국적이면서도 신비로운 풍경은 작품에 특별한 아우라를 부여하며, 영화는 아름다운 핀란드의 모습을 직접적으로 보여주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환상적이고 매력적인 곳이라는 인상을 준다. 햇살 가득한 식당 내부, 소박하지만 정갈한 음식, 그리고 조용한 대화가 어우러진 장면들은 편안함과 만족감을 선사한다.
이 영화는 마치 눈으로 맛보는 힐링 음식 같은 경험을 선사하며, 복잡한 생각 대신 현재의 순간에 집중하게 만드는 힘을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