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에서 왕실 보석이 도난당하는 대담한 절도 사건이 발생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19일(현지 시간) CNN,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로랑 뉘네즈 프랑스 내무장관은 "오늘 오전 아폴로 갤러리에서 대형 절도가 발생했다"며 "범인들이 트럭에 설치된 외부 화물용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박물관 외부에서 침입했다"고 밝혔다.
아폴로 갤러리는 프랑스 왕실의 보석과 루이 14세의 경석 장식품 컬렉션 등 귀중한 유물을 소장한 전시 공간으로, 이번 도난품의 정확한 가치는 현재 산정 중이다.
내부무에 따르면 범인들은 이날 오전 9시 30분쯤 오토바이를 타고 루브르에 도착해 화물용 깨진 창문을 통해 내부로 침입했다. 현장에서는 절단기와 용접용 블로토치, 휘발유, 장갑 등이 발견됐다. 이들은 강화유리로 된 전시 케이스 두 곳을 노려 총 8점의 보석을 훔친 것으로 조사됐다.
뉘네즈 장관은 "범인은 3명 또는 4명으로 추정된다"며 "사전에 철저히 계획된 범행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범인들은 불과 7분 만에 범행을 마치고 도주했다.
도난품 중 한 점은 루브르 인근에서 회수됐다. 프랑스 문화부에 따르면 회수된 유물은 나폴레옹 3세의 부인 유제니 황후의 왕관으로, 1354개의 다이아몬드와 56개의 에메랄드가 세공된 정교한 금 장식이다. 왕관은 도난 과정에서 일부 손상된 채로 발견됐으며, 문화부는 "범인들이 도주 중 버리고 간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프랑스 내무부는 성명을 통해 "도난당한 보석들은 단순한 시장 가치 그 이상의, 헤아릴 수 없는 문화유산적·역사적 가치를 지닌다"고 밝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X(옛 트위터)에 "루브르에서 벌어진 도난은 우리가 아끼는 역사적 유산에 대한 공격"이라며 "범인들을 반드시 잡고 유물을 되찾을 것"이라고 적었다.
문화부가 공개한 도난품 목록에는 ▲마리 아멜리와 오르탕스 왕비의 사파이어 세트 귀걸이 한 짝 ▲마리 루이즈 황후의 에메랄드 목걸이와 귀걸이 세트 ▲성유물 브로치 ▲유제니 황후의 왕관과 대형 코르사지 브로치 등이 포함돼 있다.
파리 검찰은 이번 사건을 '조직범죄단에 의한 가중절도 및 중범죄 공모' 혐의로 수사 중이며, 당국은 전문 절도단의 소행으로 보고 있다.
한편 루브르 박물관은 이날 '예외적 사유'로 임시 휴관했다.
루브르는 다빈치의 '모나리자'를 비롯해 수천 점의 예술품과 유물을 보유한 세계 최대 규모의 미술관이다. 1911년에는 한 관리인이 '모나리자'를 훔쳐갔으나, 2년 뒤 회수된 바 있다.
루브르 내부에서 실제 절도 사건이 발생한 것은 극히 드문 일로, 스미소니언 매거진에 따르면 마지막 내부 절도는 1998년에 발생했으며, 당시 작은 풍경화 한 점이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