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모델·성우·음악감독까지 일감 '뚝'…AI 때문에 영상업계 풍비박산"…30년차 제작자의 토로

AI포스트 2025-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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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진복원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 도구로 제작한 이미지. (사진=제미나이)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 도구로 제작한 이미지. (사진=제미나이)

인공지능(AI) 도구로 영상 및 음악 생성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AI 도구가 속속 출시되면서 노하우나 기술이 없어도 혼자서 고품질 영상을 만들 수 있게 됐다. 이에 광고주들이나 개인 크리에이터들은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AI 기술의 발전을 반기고 있다.  
그러나 광고 및 영상 제작 업체들은 AI 때문에 사업에 직격탄을 맞았다. 갈수록 영상 제작 일감이 줄어들고 있으며, AI 영상 제작업체까지 등장하며 단가 경쟁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들어 일감이 급감하며 광고·영상 제작 업체이 벼랑 끝에 내몰리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31년째 광고 일을 하고 있다는 A씨는 국내 최대 홈시어터 커뮤니티인 DVD프라임에 'AI 때문에 영상업계도 풍비박산입니다'라는 글을 게시했다. 
A씨는 AI로 만든 한 광고영상을 공유하며 "옛날 같으면 그리스 현지 로케이션 촬영으로 최소 2~3억원이 들었어야 할 영상"이라며 "AI로 만들면 2000~3000만원에 해결된다. 사실상 실비는 몇백 수준이고 나머지는 노하우와 인력에 대한 비용으로 지급된다"라고 말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 도구로 제작한 이미지. (사진=제미나이)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 도구로 제작한 이미지. (사진=제미나이)

광고주 입장에선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게 됐지만, 영상 제작 업체들의 경우 사업을 유지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다. A씨는 "실제 제작을 하지 않으니 PD와 감독의 일이 없어진다. 촬영팀, 조명팀, 아트팀, 헤어·메이크업·스타일링팀, 세트팀 등 모두 굶는다. 모델 에이전시는 물론 후반 작업을 수행하는 포스트 프로덕션도 마찬가지다"라고 지적했다. 
더불어 A씨는 "AI가 영상을 다 만드니 편집실도 굶는다. 2D·3D CGI 업체들, 녹음실도 굶고 성우들도 일이 준다. BGM을 만들던 음악감독들도 일이 없어지고, 콘티를 그리던 콘티맨들도 일감이 100분의 1로 줄었다. 아무도 안 그린다. AI 도구를 사용하면 이미지가 바로 나오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제작 방식이 바뀌었던 2000년대와는 차원이 다르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그는 "당시에도 어수선했다. 그때와는 차원이 다르다. 그때는 제작비가 줄어도 관련 업체들은 일을 게속 했다. 제작비는 줄었지만 건수가 오히려 늘기도 했다"라면서 "그러나 AI는 모든 업체의 일감을 다 빨아들이고 있다"라고 했다. 
업체가 10개라고 가정하면, 10개 업체 모두 일이 하나도 없는 상황이라고 한다. 그는 "유명 모델이 등장하는 메이저 CF는 그나마 제작이 되지만, 이는 비중이 크지 않다. 심지어 요새는 빅모델 광고도 AI로 만든다"라면서 "AI 영상 전문을 내세우는 프로덕션과 광고대행사도 등장했다. 이것도 결국 제 발등을 찍는 격이다"라고 말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 도구로 제작한 이미지. (사진=제미나이)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 도구로 제작한 이미지. (사진=제미나이)

그러면서 그는 "AI 때문에 광고주들이 제작비를 줄였다. 일을 해도 예전처럼 남길 수가 없다. 열심히 일을 해도 적자가 난다. 과연 이 일을 계속할 수 있을까 싶다"라며 "진지하게 내년에 은퇴를 고민 중이다. 저야 소소하게 살면 되지만, 후배들과 직원들을 보면 캄캄하다. 답이 안 보이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A씨는 "0과 1(디지털)로 결과물이 만들어지는 모든 업종이 다 위기를 맞을 것이다. 흔히 말하는 배관공이나 도배·타일공처럼 몸으로 뭔가를 해내는 쪽이 오히려 나을 것이다"라면서 "화이트칼라의 몰락이 가속화하는 것 같다"라고 밝혔다.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소름이 끼칠 정도다", "지식기반 서비스 업종은 빠르게 재편되고 있는 것 같다", "영화나 드라마도 영향을 많이 받을거 같다", "생각보다 더 빨리 무너지고 있다. 정말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를 빠르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AI포스트(AIPOST) 유형동 수석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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