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관광수지 11년 만에 흑자…한국 관광, ‘쇼핑’보다 ‘의료·웰니스’로 전환점 맞아

투어코리아 2026-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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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한국화장품산업연구원이 운영중인 K-뷰티체험관 뷰티플레이(중구 명동 소재)에서 K-뷰티를 체험중인 방한 외국인 관광객들/사진-한국관광공사 
(재)한국화장품산업연구원이 운영중인 K-뷰티체험관 뷰티플레이(중구 명동 소재)에서 K-뷰티를 체험중인 방한 외국인 관광객/사진-한국관광공사 

[투어코리아=조성란 기자] 올해 1분기 한국 관광시장이 뚜렷한 전환점을 맞았다. 방한 외국인 관광객은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고, 3월 관광수지는 11년 4개월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특히 지방공항 입국 확대, 의료·웰니스 관광 성장, 면세점 중심 소비 구조 약화 등 인바운드 관광의 체질 변화가 함께 나타났다. 

여행·관광 산업 연구기관 야놀자리서치가 14일 발표한 '2026년 1분기 한국 인·아웃바운드 관광 실적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1분기 방한 외국인 관광객이 474만3천 명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2.6%, 2019년 동기 대비 23.4% 증가한 수치다.

표-야놀자리서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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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한객 474.3만 명 역대 최대…원거리 시장도 동반 성장

올해 1분기 인바운드 시장은 아시아를 넘어 미주, 유럽, 오세아니아까지 고르게 확대됐다. 아시아 시장은 2019년 수준을 21.6% 넘어섰고, 미주는 55.1%, 유럽은 30.7%, 오세아니아는 67.1% 증가했다. 방한 수요가 특정 권역에만 의존하지 않고 다변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가별로는 중국이 142.4만 명으로 1위 시장을 유지했다.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2019년 실적을 6.8% 웃돌았다. 일본은 94.0만 명으로 18.3% 증가했고, 대만은 54.3만 명으로 93.1% 뛰며 높은 회복세를 보였다.

표-야놀자리서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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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국 경로에서도 변화가 확인됐다. 1분기 지방공항 입국객은 약 85.0만 명으로, 2019년 대비 40.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수도권 증가율 19.0%의 두 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방한 관광 수요가 수도권 중심에서 지역 분산형 구조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2월 말 발발한 미-이란 전쟁 여파로 4월과 5월 국제선 항공 노선 결항이 발생하고 있어, 2분기 인바운드 수요에 미칠 영향은 당분가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면세점은 줄고 의료관광은 5.8배…소비 구조 달라진다

외래객 증가에 힘입어 1분기 총 관광수입은 58.4억 달러를 기록했다. 2019년 대비 17.8% 증가한 규모다. 그러나 1인당 지출액은 1,231.4달러로, 2019년 1,290.4달러에는 미치지 못했다.

가장 큰 원인으로는 면세점 소비 부진이 꼽힌다. 2019년 1분기 면세점 이용객은 447만 명이었지만, 2026년 1분기에는 294만 명으로 줄었다.

표-야놀자리서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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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당 매출액도 914.3달러에서 544.2달러로 감소했다. 이에 따라 면세점 총매출은 2019년 40.9억 달러에서 2026년 16억 달러 규모로 축소됐다.

크루즈 입국 증가도 평균 지출액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체류 시간이 짧고 지출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크루즈 입국자는 16.7만 명으로 2019년 대비 10.9배 증가했다.

반면 의료 관광은 강하게 성장했다. 2026년 1분기 의료 관광 소비액은 4,911억 원으로, 2019년 1분기 841.5억 원 대비 5.8배 늘었다. 보고서는 고부가가치 의료 관광 수요가 관광 수익성 개선의 주요 돌파구로 떠오르고 있다고 평가했다.

표-야놀자리서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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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놀자리서치 장수청 원장은 “과거 단체 관광객의 대량 쇼핑에 의존하던 면세점 수익 모델이 한계에 직면한 반면, 고부가가치 의료·웰니스 관광과 같은 현지 밀착형 경험 소비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한국 인바운드 시장이 양적 팽창을 넘어 질적 전환을 통한 수익성 개선이라는 구조적 과도기에 진입했음을 보여주는 매우 긍정적인 신호”라고 진단했다.

내국인 출국도 역대 최대지만, 3월엔 감소 전환

아웃바운드 시장도 1분기 전체로 보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1분기 내국인 출국자 수는 833.1만 명으로, 2019년 대비 5.9% 증가했다.

그러나 월별 흐름은 달랐다. 1월에는 12.2% 증가했지만 2월에는 5.8%로 둔화됐고, 3월에는 -1.7%로 감소 전환했다. 이는 미-이란 전쟁에 따른 유가와 항공료 상승, 고환율이 해외여행 심리를 위축시킨 결과로 해석된다. 

여행지는 가까운 단거리 지역으로 쏠렸다. 일본 방문객은 305.8만 명으로 2019년 대비 47% 급증했다. 반면 미국 -30.2%, 태국 -23.2%, 필리핀 -25.9%, 홍콩 -31.7%, 마카오 -29.4% 등 주요 목적지는 2019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관광 지출은 늘었다. 1인당 지출액은 2019년 1분기 914.6달러에서 2026년 969.8달러로 상승했다. 고환율 영향까지 더해지면서 원화 환산 기준 1인당 지출액은 2019년 대비 약 38% 증가했다. 올 1분기 총 관광 지출액은 80.8억 달러로 집계됐다.

경희대 호텔관광대학 최규완 교수는 “3월 들어 나타난 아웃바운드 수요의 감소 전환은 고환율과 항공료 인상이라는 거시 경제적 압박이 여행 심리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을 입증한다”며 “제한된 예산 안에서 해외여행을 즐기려는 소비자들이 일본이나 베트남 등 ‘초근거리 실속형 여행’을 선택하는 양극화 현상은 당분간 아웃바운드 시장의 메가 트렌드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1분기 적자는 22.4억 달러…3월은 2.6억 달러 흑자

관광수지는 아직 분기 기준으로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1분기 관광수지는 22.4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다만 적자 폭은 2024년 36.2억 달러, 2025년 34.2억 달러에서 점차 줄고 있다. 2019년 -22.3억 달러와 비슷한 수준까지 회복된 셈이다.

주목할 부분은 3월이다. 3월에는 내국인 해외여행 수요가 감소세로 돌아선 반면 외래 관광객 증가세가 이어지며 관광수지가 2.6억 달러 흑자를 냈다. 이는 11년 4개월 만의 흑자 전환이다.

중국과 일본 간 외교 갈등도 한국 인바운드 시장에 영향을 준 변수로 작용했다.  2025년 11월 발생한 중·일 갈등, 이른바 ‘한일령’ 여파로 2026년 1분기 일본을 찾은 중국인은 전년 동기 236.5만 명에서 107.4만 명으로 54.6% 급감했다.

반면 중국인의 전체 해외여행 규모는 2,561.9만 명에서 2,805.2만 명으로 9.5% 증가했다. 일본으로 향하던 수요가 줄어든 가운데, 일부 수요가 주변 대체지로 이동한 것으로 해석된다.

같은 기간 방한 중국인은 142.4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9% 늘었다. 중국 아웃바운드 시장에서 한국 점유율도 4.4%에서 5.1%로 상승했다. 한국의 방한 중국인 증가율 26.9%는 홍콩 19.8%, 마카오 16.4%보다 높았다.

야놀자리서치 홍석원 수석연구원은 “한국의 중국인 관광객 증가율이 중국 전체 아웃바운드 증가율은 물론 주요 아시아 경쟁국을 상회했다”며 “한국이 중·일 갈등에 따른 반사 이익을 일정 부분 누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으로 향하던 대규모 중국인 관광 수요가 주변 대체지인 한국으로 분산 유입되면서, 3월 관광수지 흑자 전환에 기여를 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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