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부정계정 약 800개 잡은 크래프톤, '채용' 멈춘 이유

게임와이 2026-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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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부정계정 795만 개 잡은 크래프톤이, 채용 대신 GPU에 1000억을 건다.

크래프톤이 AI로 게임 내 부정행위 계정 약 795만 개를 제재했다. 단속 수치만 놓고 보면 단순한 '치트 잡기'처럼 보이지만, 크래프톤이 공개한 ESG 리포트 2025를 들여다보면 이 숫자는 회사가 추진 중인 'AI First' 전환이라는 더 큰 그림의 한 조각이다. AI를 부정행위 탐지부터 창작·개발, 인재 전략, 거버넌스까지 전방위로 끌어들이고 있는 크래프톤의 AI 전략을 정리했다.

크래프톤이 AI로 게임 내 부정행위 계정 약 795만 개를 제재했다.
크래프톤이 AI로 게임 내 부정행위 계정 약 795만 개를 제재했다.

 

크래프톤은 PUBG에 자체 안티치트 시스템 'KSS'를 운영한다. 2021년 도입 이후 2024년 머신러닝 기반 탐지로 범위를 넓혔고, 2025년에는 탐지 기술 개선을 통해 PUBG 기준 7,947,757개 계정에 이용 제한 조치를 적용했다. 약 795만 개에 달하는 규모다.

AI의 역할은 적발에만 그치지 않는다. 2025년 3월 글로벌 얼리 액세스로 출시된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 inZOI의 텍스처 생성 기능과 창작 도구 'Canvas'에는 유해 표현 및 권리 침해 콘텐츠를 차단하는 필터링이 적용됐다. 유저가 직접 콘텐츠를 만드는 생성형 기능이 늘어나는 만큼, 만드는 단계에서부터 위험을 거르겠다는 것이다.

 

'AI First', 채용을 멈추고 GPU에 투자

크래프톤의 진짜 승부수는 회사 운영 방식 자체에 있다. 크래프톤의 9가지 '일하는 방식' 원칙 중 7번은 "AI는 모든 업무의 최우선 파트너(AI First in All We Do)"다. 단순한 슬로건이 아니다.

크래프톤은 2025년 10월 23일 사내 소통 프로그램(KLT)에서 'AI First 기업으로의 전환'을 공식 선언했다. 약 1,000억 원을 투자해 GPU 클러스터를 구축하고, 2026년 하반기까지 전사 AI 운영 인프라(AI 플랫폼, 데이터 통합·자동화, Agentic AI 관리 플랫폼)를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또 2026년부터 매년 약 300억 원을 편성해 구성원이 직접 AI 툴을 실험·적용하도록 지원하는데, 이는 기존 지원 규모의 10배 이상이다. 김창한 대표는 "Agentic AI를 중심으로 업무를 자동화하고, 구성원은 창의적 활동과 복잡한 문제 해결에 집중하는 AI 중심 경영 체계를 본격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전환은 조직 운영에도 직접 반영됐다. ESG 리포트의 사내 소통위원회 안건을 보면 2025년 한 해 '보안 규칙', '취업규칙 개정 동의 절차'와 나란히 'AI First 체제로의 전환에 따른 변화'가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3월 'AI First 변화지원 프로그램', 10월 'AI First 기업으로의 전환', 11월 '전환: 변화 지원 프로그램').

 

구성원을 'AI 활용자'로 바꾸는 법

크래프톤은 AI 전환을 기술 도입이 아니라 '일하는 방식의 변화'로 규정한다. 이를 위해 전 구성원이 수강할 수 있는 온라인 AI 교육 채널을 운영하고, 조직별 예산으로 직무에 맞는 AI 툴을 실험하도록 지원한다.

특히 2025년 10월 도입한 'AI 라운드테이블'이 눈에 띈다. HQ 전 구성원이 필수 참여해 그룹당 20명씩 90분 세션을 진행했고, 각자 2분 내외로 자신의 AI 활용 사례를 발표했다. 코드 자동화·디버깅, Slack 커맨드로 Jira 버그 검색, 주간 리포트 작성 자동화, 업무 대시보드 구축, 데이터 분석, Steam 리뷰 대규모 크롤링 분석, 게임 IP 크리에이티브 제작 등 100여 건 이상의 실무 사례가 집단 지성으로 축적됐다.

임경영 크래프톤 VP가 공개한 핵심 장치는 대시보드(dashboard)였다.
임경영 크래프톤 VP가 공개한 핵심 장치는 대시보드(dashboard)였다.

 

미래 인재 확보 장치도 있다. 크래프톤은 2022년부터 'KRAFTON AI Fellowship' 장학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대한민국 국적 대학생이라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고, 선발된 장학생에게는 연구 장학금 1,000만 원과 AI 리서치 인턴십 기회가 주어진다. 실제로 1기 수료자 중 2명, 2기 중 1명이 채용으로 연결됐다.

빠른 도입만큼 크래프톤이 강조하는 것이 '책임'이다. 리포트는 게임을 "AI가 가장 빠르고 직접적으로 유저 경험에 영향을 미치는 산업"으로 규정하며, AI 활용의 핵심 기준을 'AI를 사용했는가'가 아니라 "왜 그 지점에서 AI를 사용했는가, 그 선택이 유저 경험을 어떻게 더 낫게 만드는가"에 둔다고 밝혔다.

크래프톤의 운영 기조는 '담대한 도전, 책임 있는 방향'이다. AI 기술 환경이 빠르게 변하는 만큼 세부 규칙(What·How)을 먼저 고정하기보다 공통의 방향성(Why)을 세우는 데 집중한다는 것이다. 여러 스튜디오가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조직 구조상 각 스튜디오가 자기 맥락에 맞게 AI를 실험할 자율성을 주되, 그 도전이 '유저 경험과 신뢰'라는 공통 기준 아래 이뤄지도록 한다는 설명이다.

이를 실행으로 옮기는 장치가 'AI Safety 협의체'와 ESG위원회다. AI Safety 협의체는 현업의 AI 활용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리스크와 판단 과제를 검토하는 실무 채널이고, ESG위원회는 AI 활용 현황을 보고받아 Responsible AI 방향성과의 부합 여부, 유저 신뢰, 규제 환경, 장기 기업가치를 점검한다. 실제로 2025년 9월 ESG위원회에 'AI 거버넌스 현황'이 보고됐고, 2026년 5월 위원회에도 관련 안건이 예정돼 있다.

데이터 보호 기준도 함께 진화한다. 크래프톤은 가명정보 내부관리계획을 수립하고, 외부 AI 툴 도입 시 'AI Tool Compliance Checklist'로 플랫폼 보안 수준과 데이터 학습·제공 가능성, 개인정보 처리 고지 등을 점검한 뒤 필요 시 위험평가와 CPO 승인을 거친다.

 

크래프톤의 사내 발표(KLT) 세션 목록에는 'AI가 바꾼 개발 파이프라인 – Project Aegis 실전 사례', 'AI R&D Roadmap: 차세대 체화형 에이전트를 향하여', '크래프톤 딥러닝의 현재와 미래: 지난 3년, 그리고 다가올 3년' 등이 포함돼, AI를 게임 개발 파이프라인과 차세대 에이전트 연구로까지 확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부정행위 795만 건 적발이라는 숫자 뒤에는, AI를 안전장치이자 성장 엔진으로 동시에 끌어안으려는 크래프톤의 전략이다. 공정한 플레이와 안전한 창작을 지키는 '방패'로, 동시에 일하는 방식과 사업을 바꾸는 '엔진'으로, 크래프톤이 그리는 AI는 그 두 가지를 한 기준 위에서 운영하는 데 있다.


링크: http://www.gamey.kr/news/articleView.html?idxno=30176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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