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케이잼, 배터리용 동박 첫 공급…이차전지 소재 사업 본격화

투어코리아 2026-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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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의 이차전지 소재 자회사 케이잼(KZAM)이 생산한 배터리용 동박/투어코리아뉴스 김경남 기자    사진=고려아연
고려아연의 이차전지 소재 자회사 케이잼(KZAM)이 생산한 배터리용 동박/투어코리아뉴스 김경남 기자 사진=고려아연

[투어코리아=김경남 기자]고려아연의 이차전지 소재 자회사 케이잼(KZAM)이 배터리용 동박 양산에 들어가 글로벌 배터리 기업에 제품을 공급하면서 고려아연이 추진해온 이차전지 소재 사업이 본격적인 성과 단계에 접어들었다.

고려아연은 케이잼이 지난 6월부터 배터리용 동박을 양산하기 시작했으며, 글로벌 배터리 업체의 엄격한 품질 검증을 거쳐 제품 공급에 나섰다고 13일 밝혔다. 이번에 공급된 동박은 북미 지역에서 생산되는 배터리에 적용될 예정이어서 향후 북미 배터리 공급망으로 사업을 확대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는 평가다.

배터리용 동박은 구리를 머리카락보다 얇은 수준으로 가공해 만드는 소재로, 리튬이온 배터리의 음극집전체 역할을 한다. 배터리 내부에서 전류를 전달하는 핵심 부품인 만큼 동박의 품질은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와 충·방전 성능, 수명 등에 영향을 미친다. 이에 따라 배터리 제조사들은 장기간의 품질 검증과 인증 절차를 통과한 제품을 공급망에 채택하고 있다.

케이잼은 고려아연이 50년 넘게 축적해온 비철금속 제련 기술과 공정 운영 경험을 기반으로 동박 생산 기술과 품질 경쟁력을 끌어올려 왔다. 이번 공급은 케이잼이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요구하는 품질 기준을 충족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회사 측은 이번 초도 공급을 통해 최대 400억원 규모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향후 생산 공정 안정화와 수율 개선, 신규 고객 확보 등을 통해 가동률을 높이고 배터리용 동박 사업의 외형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이번 사업은 고려아연의 기존 제련·자원순환 사업과 이차전지 소재 사업을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했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고려아연은 미국 자원순환 사업 자회사 페달포인트가 확보한 전자폐기물 등에서 2차 원료를 회수하고, 이를 온산제련소에서 다시 제련해 친환경 동을 생산하는 사업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여기에 케이잼이 해당 동을 배터리용 동박으로 가공하면서 ‘전자폐기물 → 2차 원료 → 친환경 동 → 배터리용 동박’으로 이어지는 자원순환형 밸류체인이 완성됐다.

이는 단순히 동박 생산능력을 확보하는 것을 넘어 고려아연이 보유한 제련 및 자원순환 기술을 고부가가치 이차전지 소재 사업으로 연결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전 세계적으로 배터리 소재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하고 업체 간 경쟁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자체적인 원료 확보와 친환경 생산 역량을 활용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고려아연의 이차전지 소재 자회사 케이잼(KZAM)/투어코리아뉴스 김경남 기자      사진=고려아연
고려아연의 이차전지 소재 자회사 케이잼(KZAM)/투어코리아뉴스 김경남 기자 사진=고려아연

아연·연에서 금·은·동·희소금속까지…고려아연의 생산 포트폴리오

고려아연은 본업인 비철금속 제련을 중심으로 아연과 연을 비롯해 금·은·동 등 다양한 금속과 희소금속, 황산 및 반도체용 황산 등을 생산하고 있다. 회사가 공개한 제품군에는 아연·연·금·은·동뿐 아니라 인듐, 안티모니, 비스무트, 카드뮴, 텔루륨 등 첨단산업에 활용되는 금속과 반도체용 황산도 포함된다.

특히 아연은 고려아연의 대표적인 주력 제품으로 자동차와 건설 등 다양한 산업에서 철강재의 부식을 막는 도금 소재로 활용된다. 연은 자동차·산업용 배터리와 케이블 피복, 방사선 차폐재 등에 사용되며, 금과 은은 귀금속뿐 아니라 전자·태양광·반도체 등 첨단산업의 소재로 활용된다. 동 역시 전선과 전자부품, 동박 등으로 사용되는 핵심 산업소재다.

고려아연이 제련 과정에서 다양한 금속을 회수할 수 있는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은 이차전지와 핵심광물 사업으로 영역을 넓히는 데 중요한 기반이 되고 있다. 기존의 대규모 제련 능력에 자원순환과 소재 가공 기술을 결합해 원료에서 최종 소재로 이어지는 부가가치를 높이는 전략이다.

미국으로 확대되는 고려아연의 제련 경쟁력

고려아연은 국내를 넘어 미국에서도 제련 경쟁력을 확대한다.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에서 추진하는 ‘프로젝트 크루서블(Project Crucible)’이 대표적이다.

고려아연은 미국 정부와 협력해 약 65만㎡ 규모의 통합 제련소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총 투자 규모는 운용자금과 금융비용 등을 포함해 약 74억 달러 수준이며, 2026년 부지 조성과 기반공사를 시작해 2027년 본격적인 건설에 들어가고 2029년부터 단계적인 상업생산을 시작하는 것이 목표다.

미국 제련소는 고려아연의 울산 온산제련소 운영 모델을 기반으로 구축될 예정이다. 약 110만톤의 원료를 처리해 연간 54만톤 규모의 제품을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아연·연·동과 같은 기초 비철금속뿐 아니라 금·은, 안티모니·인듐·비스무트·텔루륨·카드뮴·팔라듐·갈륨·게르마늄 등 핵심·전략광물까지 총 13개 품목을 생산할 계획이다. 반도체용 황산도 생산 대상에 포함된다.

미국 제련소 건설은 단순한 생산기지 확대를 넘어 미국 내 핵심광물 공급망을 강화하고 중국 의존도를 낮추려는 공급망 다변화 전략과도 맞물려 있다. 고려아연은 미국 현지의 기존 제련소 인프라와 전문 인력을 활용하면서 50년 이상 축적한 온산제련소의 제련 기술을 미국에 적용한다는 구상이다.

실제로 프로젝트 크루서블은 미국 연방정부의 대형 인프라·자원 프로젝트 인허가 패스트트랙인 FAST-41 대상에 지정되면서 사업 추진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이 같은 미국 사업은 케이잼의 북미 배터리용 동박 공급과도 시너지를 낼 수 있다. 동박을 비롯한 이차전지 소재 사업이 북미 시장으로 진입하는 동시에 고려아연의 핵심광물 제련 역량까지 미국 현지에서 확대되면 원료 확보부터 금속 생산, 소재 공급에 이르는 글로벌 공급망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케이잼의 배터리용 동박 첫 공급은 고려아연이 기존의 아연·연·금·은·동 중심 제련기업에서 벗어나 자원순환과 이차전지 소재, 핵심광물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이번 공급은 케이잼이 글로벌 배터리 공급망에 진입하는 중요한 출발점”이라며 “앞으로도 세계 최고 수준의 제련 기술과 자원순환 경쟁력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배터리 소재 사업을 확대하고, 미국 프로젝트 크루서블을 통해 핵심광물 공급망 경쟁력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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