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 기후 따라 스스로 조절하는 '스피루리나 AI 배양법' 개발

투어코리아 2026-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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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한권 교수(좌측)와 아흐마드 제1저자 샤우키 연구원(우측)./사진-UNIST
임한권 교수(좌측)와 제1저자 아흐마드 샤우키 연구원(우측)./사진-UNIST

[투어코리아=김교환 기자] 기후와 계절에 관계없이 고단백 미세조류 스피루리나를 안정적으로 키울 수 있는 인공지능(AI) 배양 제어 기술이 국내 연구진 손에서 나왔다.

UNIST(총장 박종래) 탄소중립대학원 임한권 교수 연구팀은 인도네시아대학교 리에즈카 안디카(Riezqa Andika) 교수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스피루리나 배양 환경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다중 에이전트 강화학습(MARL) 기반 AI 알고리즘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스피루리나는 단백질 함량이 60%에 달하고 필수아미노산과 비타민, 무기질까지 고루 갖춘 미세조류로, 농지 없이 배양시설만으로 재배가 가능해 대체 단백질 원료로 주목받아 왔다. 문제는 채산성이다. 생산량을 끌어올리면서 조명·냉난방에 들어가는 에너지는 줄여야 하는데, 지역과 계절마다 기온과 일사량이 달라지는 데다 빛·온도·영양분·이산화탄소·산성도 등 생육 조건이 서로 얽혀 있어 관리가 까다롭다.

이산화탄소를 많이 넣으면 성장은 빨라지지만 배양액이 산성화되며 광합성이 오히려 저해될 수 있고, 조명을 세게 켤수록 광합성엔 유리하지만 전력 소비는 늘어나는 식이다.

"규칙 기반 제어의 한계 넘었다"

연구팀이 만든 시스템은 빛·온도·영양분·이산화탄소·산성도를 각각 전담하는 5개의 독립된 AI 에이전트로 구성된다. 각 에이전트는 배양 상태와 외부 기후에 맞춰 조명 밝기, 냉난방 출력, 물질 투입량을 실시간으로 조절하며, 스피루리나 생장은 극대화하고 에너지 소비는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학습한다.

개발 과정도 눈에 띈다. 연구팀은 먼저 빛·온도·산성도·영양분·이산화탄소 농도·산소 농도·스피루리나 양 등 7가지 변수에 따라 배양 상태가 어떻게 변하는지 계산하는 가상 배양환경을 구축했고, 이 안에서 5개의 AI를 강화학습시켜 최종 알고리즘을 완성했다.

강화학습은 AI가 선택의 결과에 점수를 매기며 최적 해법을 스스로 찾아가는 방식이다. "온도가 낮으면 히터를 최대로 켠다"는 식의 사전 설정된 규칙에 의존하는 기존 제어와 달리, 여러 조건이 시차를 두고 서로 영향을 미치는 복잡한 상황에서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게 강점으로 꼽힌다.

기존 규칙 기반 제어와 다중 에이전트 강화학습 기반 제어의 에너지 소비 비교 그림./사진-UNIST
기존 규칙 기반 제어와 다중 에이전트 강화학습 기반 제어의 에너지 소비 비교 그림./사진-UNIST

8개 도시 기후로 검증…에너지 최대 21% 절감

연구팀은 열대·사막·고산·아한대 등 기후가 확연히 다른 인도네시아 데폭, 울산,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볼리비아 라파스, 노르웨이 오슬로, 중국 베이징, 미국 솔트레이크시티,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 등 8개 도시의 사계절 기상자료를 입력해 알고리즘 성능을 평가했다.

그 결과 AI 제어 방식은 기존 규칙 기반 제어보다 목표 수확 기준에 59시간 먼저 도달했다. 건조 스피루리나 1㎏ 생산에 드는 에너지는 평균 14% 줄었고, 계절별 기온 편차가 큰 울산에서는 최대 20%, 베이징에서는 21%까지 절감 효과가 나타났다. 이산화탄소 흡수량은 평균 78% 증가했으며, 투입한 이산화탄소가 실제로 스피루리나에 흡수되는 비율도 44%에서 49%로 개선됐다.

제1저자인 아흐마드 샤우키(Ahmad Syauqi) 연구원은 "미세조류를 더 빠르게 키우는 것을 넘어, 기후 조건이 달라도 에너지는 적게 쓰고 이산화탄소는 더 많이 흡수하도록 만든 제어법이라는 점에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배양시설 검증이 다음 단계"

임한권 교수는 "현재는 가상환경에서 성능을 확인한 단계"라며 "앞으로 센서와 제어장치를 갖춘 실제 배양시설에서 검증을 거쳐 농수산업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UNIST 탄소중립융합원연구사업, 한국연구재단,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농업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바이오리소스 테크놀로지(Bioresource Technology)'에 지난 6월 19일 온라인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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