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여정, 93억 원 의료장비 지원 반발…“최대한의 존중 보여야”

2026-10-08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토론자로 나서 공개 연설을 통해 남측에 의해 코로나19가 북에 유입됐다고 주장하며 강력한 보복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위협했다. 뉴시스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토론자로 나서 공개 연설을 통해 남측에 의해 코로나19가 북에 유입됐다고 주장하며 강력한 보복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위협했다. 뉴시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이 한국 정부의 대북 의료장비 지원 구상을 ‘정치적 도발’로 규정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남북관계 복원을 위해서는 상대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면서도 한국과의 교류·협력은 전면 거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김 부장은 8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공개한 담화에서 통일부가 평양 강동군병원에 약 93억 원 상당의 의료장비를 지원하기 위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로부터 제재 면제를 승인받은 사실을 거론하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한국 정부가 북한 취약계층의 필수의료 서비스 접근성을 개선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우리 국가에 대한 모독이고 변종된 정치적 도발이며 우리의 국법을 거스르는 엄중한 주권침해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인도적 지원 구상을 남북 간 신뢰 조성을 위한 조치가 아닌 정치적 의도가 담긴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김 부장은 최근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에서 발생한 지뢰폭발 사건도 언급했다.

그는 한국 내부에서 지뢰폭발 원인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며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해당 사건을 북한의 고의적인 공격으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발언한 사실을 거론했다.

앞서 정 장관은 7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해당 사건을 ‘지뢰공격’으로 특정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북한이 남측에 위해를 가할 목적으로 의도적으로 지뢰를 매설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취지다.

김 부장은 이를 근거로 지뢰폭발 사건이 한국 측의 자작극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그러나 이는 북한 측의 일방적인 주장으로, 지뢰폭발 사건의 원인이 조작됐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은 아니다.

김 부장은 한국 정부가 지뢰폭발 사건에 이어 의료장비 지원 계획을 내세워 인도주의와 신뢰 조성을 강조하고 있다며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한국 정부가 인도적 지원을 제안하는 모습을 부각하고 북한이 이를 거부하는 상황을 대비시키려 한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실지로 조한(북남) 사이의 관계를 되돌려세우고 싶은 생각이 있다면 하나하나의 언동에 상대의 감정을 의식하고 최대한의 존중과 배려, 진심부터 보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부장은 남북관계에 대한 적대적 입장도 거듭 강조했다.

그는 “한국과는 그 무엇을 주고받거나 엮이울 일이 일체 없으며 마주볼 필요조차 없다는 것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절대불변한 입장”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과 다시 마주할 일이 없을 것이라며 남북관계의 적대적 성격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담화는 한국 정부가 인도적 지원을 통해 남북 간 접촉과 신뢰 회복의 계기를 마련하려는 상황에서 북한이 이를 공개적으로 거부하고 기존의 대남 적대 기조를 재확인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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