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CPTPP 연내 가입 신청 보류 지시…“농어민 신뢰 회복 우선”

2026-10-08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청와대에서 열린 압델 파타 알시시 이집트 대통령과의 공동언론발표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청와대에서 열린 압델 파타 알시시 이집트 대통령과의 공동언론발표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의 연내 가입 신청을 하지 않도록 지시했다. 국제통상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협정 가입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농어민과의 신뢰 회복과 충분한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우선이라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8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이 대통령이 CPTPP 가입을 올해 안에 신청하지 않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당초 연내 가입 신청을 목표로 CPTPP 가입을 검토해 왔으나, 이번 대통령 지시에 따라 추진 일정이 조정될 전망이다.

CPTPP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이 참여하는 다자간 자유무역협정으로, 회원국 간 관세 장벽을 낮추고 무역과 투자 확대를 촉진하기 위한 경제협력체다.

우리나라가 가입할 경우 수출시장 확대와 글로벌 공급망 참여 등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되지만, 농수산물 시장 개방 확대에 따른 국내 농어업 분야의 피해 우려도 제기돼 왔다.

청와대는 급변하는 국제통상 질서 속에서 CPTPP 가입이 중요한 정책적 선택지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통상정책이 국민 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강 수석대변인은 “국제통상 질서가 빠르게 변하는 상황에서 CPTPP는 글로벌 통상국가를 지향하는 대한민국이 중요하게 검토해야 할 선택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통상정책은 국민의 삶과 직결된다. 특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어민들과의 신뢰와 공감대를 바탕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결정은 CPTPP 가입 자체를 최종 철회한 것이 아니라, 연내 가입 신청을 보류하고 농어민 등 이해관계자들과 충분한 협의를 거쳐 향후 추진 방향을 검토하겠다는 의미다.

강 수석대변인은 “무엇보다 정부와 농어민 사이의 신뢰를 회복하는 일이 우선”이라며 “국민주권정부는 농어민을 비롯한 국민 누구도 소외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원칙 아래 충분히 소통하며 CPTPP 가입 문제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농어민과의 신뢰 회복을 위한 조치로 농어촌상생협력기금의 부족분을 정부 재정으로 확보하겠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지난 2015년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국회 비준 당시 약속했던 농어촌상생협력기금 1조 원 가운데 부족한 7,000억 원을 정부 재정으로 확보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농어촌상생협력기금은 자유무역협정으로 인한 농어업 분야의 어려움을 완화하고 농어촌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지원하기 위한 취지로 마련됐다.

정부는 기금 재원 확보를 통해 농어업계의 우려를 완화하고, 향후 통상정책 추진 과정에서 신뢰를 회복하는 계기로 삼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6일 국무회의에서도 CPTPP 가입 문제와 관련해 결론을 미리 정해놓고 서두르지 말고 이해관계자들과 다시 대화할 것을 주문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당초 계획했던 연내 가입 신청을 추진하지 않고, 농어민과의 협의 및 국내 산업에 미칠 영향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향후 가입 추진 여부와 일정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CPTPP 가입을 둘러싼 논의에서는 수출 경쟁력 강화와 국내 농어업 보호라는 두 과제를 어떻게 조화시킬지가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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