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주요 전략무기를 한자리에 전시한 국방혁명박물관을 개관했다. 노동당 창건 81주년을 계기로 그동안 개발해 온 무기체계를 공개하며 국방력 강화 성과를 대내외에 부각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은 13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1일 열린 제2경제위원회 국방혁명박물관 개관식에 참석해 직접 개관 테이프를 끊고 전시시설을 둘러봤다고 보도했다.
제2경제위원회는 북한의 군수경제와 무기 생산을 총괄하는 핵심 기관으로, 이번 박물관에는 북한 국방공업의 발전 과정과 주요 무기체계가 전시됐다.
특히 공개된 사진에서는 북한이 지난해 10월 노동당 창건 80주년 열병식에서 처음 선보인 신형 ICBM '화성-20형'과 이동식발사대가 확인됐다.
화성-20형은 미국 본토를 사정권에 두는 것으로 평가되는 전략무기다. 전시장에는 미사일 사거리와 다탄두 운용 능력을 강조하는 것으로 해석되는 자료도 배치돼 북한이 장거리 타격 능력을 부각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밖에도 극초음속미사일과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600㎜ 초대형 방사포, 대함미사일 '바다수리' 등 다양한 무기체계가 전시된 것으로 파악됐다.
신형 전차와 무인정찰기, 공격형 무인기 등 재래식 전력과 무인무기체계도 함께 공개돼 북한이 핵·미사일 전력뿐 아니라 전반적인 군사기술 발전을 강조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김정은 위원장은 개관식에서 국방혁명박물관을 국가의 존엄과 안전을 지켜온 국방공업 발전의 역사를 보여주는 상징적 시설로 평가했다.
이어 세계 최강 수준의 국방공업을 건설하는 것이 노동당의 사명이라는 입장을 밝히며 앞으로도 새로운 무기체계 개발과 국방력 강화를 지속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또한 북한의 무기 개발 성과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국방정책을 뒷받침한 주민들의 노력으로 이뤄졌다고 주장하면서 국방공업 발전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이번 개관식에는 김 위원장의 부인 리설주와 딸 김주애도 동행했다. 북한 매체가 공개한 사진에는 이들이 김 위원장과 함께 전시된 무기체계를 살펴보는 모습이 담겼다.
북한이 기존의 일회성 무장장비 전시행사에서 나아가 상설 박물관을 마련했다는 점도 주목된다.
북한은 앞서 노동당 창건 기념일을 계기로 군사장비 전시회를 개최해 왔으나, 이번에는 국방공업 발전 과정과 전략무기 개발 성과를 지속적으로 홍보할 수 있는 별도 시설을 조성했다.
우리 정부도 이번 박물관 개관이 북한의 국방정책과 군사력 강화 성과를 선전하려는 목적을 가진 것으로 보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13일 북한이 자위적 국방노선의 정당성을 강조하고 노동당 지도에 따른 국방 분야 성과를 대내외에 과시하려는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특히 화성-20형과 관련한 전시자료에 주목하고 있다. 북한이 미국 본토를 넘어 광범위한 지역을 타격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전략무기 개발 성과를 대외적으로 부각하려는 의도가 담겼다는 분석이다.
다만 전시된 무기체계의 실제 성능과 실전 배치 수준은 공개된 사진만으로 확인하기 어려워 추가적인 분석이 필요한 상황이다.
북한이 이번 박물관 개관을 통해 장거리 미사일과 첨단무기 개발 성과를 집중적으로 공개하면서 향후 국방력 강화 정책과 전략무기 개발 움직임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