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물관리위원회(게임위)에서 등급분류를 받고 서비스 중인 스포츠 승부예측 게임이 게임 안의 '기부하기' 기능을 통해 사실상 현금 환전 통로로 쓰이고 있다는 지적이 10월 12일 국정감사에서 나왔다. 게임위 서태건 위원장은 이를 "불법"이라고 인정하고, 등급분류가 유효한 승부예측 게임을 전수조사하겠다고 밝혔다.
2026년 10월 12일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게임물관리위원회 국정감사. /국회방송
이날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게임위 국정감사에서 정연욱 국민의힘 의원은 한 승부예측 게임 안에서 환전상이 이용자에게 쪽지로 접근해 영업하는 정황을 제시했다. 게임와이가 국감 질의 내용을 확인한 결과, 환전상은 베팅으로 딴 게임머니를 게임 안 '기부하기' 기능으로 넘긴 뒤 텔레그램으로 연락하면 현금으로 바꿔준다고 안내했다. 환전 규모는 최소 1만 원에서 최대 1000만 원까지로 제시됐다. 정 의원은 "텔레그램으로 환전액을 조율하는 것은 탈법 업체들이 많이 써먹는 수법인데, 여기서 아직까지도 버젓이 있다"고 지적했다.

게임와이 취재 결과 재구성한 '기부하기' 환전 구조. /게임와이
이 게임은 게임위에서 정식으로 등급분류를 받은 게임물이다. 정 의원은 일부 승부예측 게임이 '게임위 등급분류'를 정식 승인이자 합법 서비스라는 홍보 문구로 내세우고 있다는 점도 함께 짚었다. 등급분류라는 공적 절차가 오히려 불법 환전을 가리는 방패로 쓰이고 있다는 것이다.
2년 전 적발한 수법이 그대로 재발
이 문제가 처음 불거진 것은 아니다. 게임와이가 확인한 국감 질의응답을 종합하면, 게임위는 재작년 이 게임의 환전 행위를 자체 적발해 수사 의뢰에 협조했으나 피의자를 특정하지 못해 미제 사건으로 남았다. 서 위원장은 이런 경위를 "네"라고 인정했다. 정 의원은 현재 게임 안에서 기부처로 표시되는 복지단체 3곳이 2년 전 적발 당시와 동일하다고 주장했다. 같은 구조의 환전 영업이 적발 이후에도 끊기지 않고 이어졌다는 의미다.

승부예측 게임 환전 적발 경과와 10월 12일 국감 지적. /게임와이
정 의원은 과거 유사한 승부예측 게임 환전 사건에서 경찰 수사가 약 700억 원 규모의 체육진흥투표권 유사행위 혐의로 번졌고, 범죄수익 추징액이 약 53억2000만 원에 달했던 전례도 거론했다.
위원장 "불법" 인정하고 88건 전수조사 약속
서 위원장은 게임 안 쪽지로 환전해 돈을 보내주는 영업에 대해 "불법"이라고 답하고 전수조사 방침을 밝혔다. 그는 환전 문제로 적발이 이어지자 지난해 해당 게임의 등급을 취소했고, 지난해 이후에는 선물하기·기부하기처럼 환전에 쓰이기 쉬운 기능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가 되는 것은 지난해 이전에 등급을 받은 게임들이라는 것이 게임위 설명이다. 정 의원은 등급분류가 유효한 승부예측 게임 약 88건을 대상으로 우회 현금화 여부를 전수조사하고, 적발된 게임은 고위험군으로 별도 관리한 뒤 대책을 보고할 것을 요구했다. 서 위원장은 전수조사와 기획조사를 거쳐 조치하고 계획은 의원실에 따로 보고하겠다고 답했다.
게임위는 이날 업무보고에서 불법 게임물 대응 체계를 개선했다고도 밝혔다. 서 위원장은 명백한 위반 행위에 신속차단 절차를 도입해 처리 기간을 기존 15일에서 2일 이내로 줄였다고 설명했다. 2026년 8월 말 기준 신속차단 대상 2354건 가운데 2171건의 차단을 끝냈다. 전체 대상의 약 92%다. 다만 이 수치는 불법 사설서버 등 명백한 위반에 대한 신속차단 실적으로, 승부예측 게임 환전만 따로 집계한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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