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최대 PC 게임 플랫폼 스팀의 일본어판 이용약관에 충전한 지갑(월렛) 잔액이 6개월 안에 쓰이지 않으면 소멸한다는 조항이 담겨 있다는 사실이 2026년 10월 들어 일본 이용자들 사이에서 뒤늦게 확산됐다.
게임와이가 스팀 일본어 가입자 이용약관을 직접 확인한 결과, 제3조(과금·지불 및 기타 이용 권리)의 '스팀 지갑' 항목에는 '일본에 거점을 둔 고객' 단락이 따로 있다. 이 단락에는 "일본 법률에 따라, 스팀 지갑에 추가된 자금은 추가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사용되지 않으면 실효된다"고 적혀 있다. 이 조항은 일본 거주 고객에게만 적용되며, 한국을 비롯한 다른 지역 이용자 약관에는 같은 문구가 없다. 약관 말미에 표기된 최근 개정일은 2026년 9월 10일이다.
이 문구는 올해 4월 약관 개정 때 추가된 것으로 전해진다. 약관 변경을 추적하는 기록에서도 해당 조항은 4월 중순 시점에 이미 확인됐다. 조항 자체는 반년 넘게 약관에 들어 있었으나, 최근에야 SNS를 통해 알려지면서 화제가 됐다. 일본 게임 매체 오토메이션(AUTOMATON)은 10월 9일 이 사실을 보도했다.
조항이 알려지자 정작 적용 여부를 두고 혼선이 빚어졌다. 오토메이션이 스팀 서포트에 문의한 결과, 서포트는 "현재 일본 이용자의 지갑 잔액에는 유효기간이 설정돼 있지 않다"고 답했다. 적용 시기에 대해서는 공유할 정보가 없다고 했고, 실제로 적용될 경우 잔액이 언제 실효되는지 이메일로 통지하겠다고 밝혔다. 약관에는 조항이 들어 있지만 실제 운영에는 아직 반영되지 않은 것이다.
왜 '일본만', 왜 '6개월'인가
약관은 조치의 근거를 '일본 법률'이라고만 적었을 뿐 구체적인 법 조문을 명시하지 않았다. 오토메이션은 이 법률이 일본 자금결제법일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미사용 상태로 쌓인 선불 잔액이 기준액(1000만 엔)을 넘으면 발행보증금을 공탁할 의무가 생기지만, 유효기간을 발행일로부터 6개월 이내로 두면 이 의무에서 제외된다는 것이다. 밸브가 이 제외 요건을 맞추려 약관을 손봤을 수 있다는 해석인데, 오토메이션도 이는 확인된 사실이 아닌 추정이라는 점을 함께 밝혔다.
남은 쟁점도 적지 않다. 약관 개정 이전에 충전해 둔 잔액까지 실효 대상이 되는지, 6개월을 세는 기준이 충전일인지 개정일인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 약관에는 잔액과 유효기간을 스팀 지갑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다고 돼 있으나, 현재 이용자 화면에서 그런 표시는 확인되지 않는다.
조항이 알려진 뒤 일본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SNS를 중심으로 우려가 퍼졌다고 오토메이션은 전했다. 다만 서포트가 "현재는 적용하지 않는다"고 답하면서, 당장 충전액이 사라지는 상황은 아니라는 점도 함께 알려졌다. 스팀을 운영하는 밸브는 조항의 적용 시기와 세부 기준에 대해 별도의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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