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소식을 접하면 또 다른 질문이 떠오릅니다. 왜 이런 결정을 내렸을까요. 놓치고 있는 문제는 없을까요. 다른 선택은 가능하지 않았을까요.
뉴스에 담긴 사실에서 한 걸음 더 들어가면 그 배경과 의미, 앞으로 살펴봐야 할 과제가 보이기도 합니다.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일을 다시 묻는 데서 새로운 논의가 시작될 수도 있죠.
[김한준의 다음 질문]은 기업과 산업, 정책을 둘러싼 사안을 들여다보고 그 안에서 이어지는 질문을 독자와 함께 고민하려 합니다.
게임물관리위원회에 사람이 부족하다는 이야기가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나왔습니다. 불법게임을 감시하고 이용자를 보호해야 하는 기관에 일할 사람이 모자란다는 겁니다. 낯설지 않은 이야기죠.
지난 12일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게임위 재택 모니터링단은 지난해 205명에서 올해 103명으로 줄었습니다. 관련 예산도 44.7% 감소했죠. 별도로 확률형 아이템 조사 인력에서는 기준 인원 24명 가운데 6명이 비어 있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이런 지적은 결국 게임위가 제대로 된 기능을 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는 조직이냐는 질문으로 이어집니다.
시간을 조금 돌려보겠습니다. 2016년 국감에서도 예산 감축으로 모바일게임 모니터링단이 40명에서 15명으로 줄었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시장 모니터링이 필요함에도 감시에 투입할 자원이 부족하다는 설명은 이미 10년 전에도 마주하고 있었던 셈입니다.
게임위는 꾸준히 인력, 예산 부족으로 인한 어려움을 말해왔습니다.
지난 2020년 이재홍 당시 게임위원장은 국감에서 인력과 예산 부족을 호소하며 국회의 지원을 요청했습니다. 관련 인력을 1년마다 내보내고 다시 뽑으면 3개월 교육시켜야 한다며 말이죠.
2024년에는 서태건 당시 게임위원장이 등급분류와 내용수정신고 업무의 인력 보충 필요성을 인정하고 개선책을 마련하겠다고 했습니다. 서로 다른 업무에서 나온 발언이지만 필요한 인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문제가 반복된다는 점은 같습니다.
인력 감축의 비용, 예산 절감 효과만 따져선 안돼
이를 단순히 예산을 더 달라는 요구로만 볼 일은 아닙니다. 게임위에 새로운 관리·조사 업무를 맡기면 이를 수행할 비용도 발생합니다. 조사할 사람을 채용하고, 전문성을 갖추도록 교육하고, 업무를 지속할 수 있게 운영해야 하죠. 정책의 필요성을 논의하면서 이런 비용을 충분히 반영했는지 따져봐야 합니다. 제도를 마련하는 것과 현장에서 작동하게 만드는 것은 이어져야 하니까요.
예산을 아꼈다는 평가에도 같은 기준이 필요합니다. 인원을 줄이면 당장 인건비 지출은 감소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결과 점검이 지연되거나 업무 공백이 생긴다면 절감한 금액만으로 효율을 평가하기 어렵습니다. 한정된 예산으로 필요한 업무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수행했는지를 함께 봐야 합니다.
단기 계약을 통한 인력 운영도 마찬가지입니다. 채용과 교육을 반복하는 데 드는 비용, 숙련된 인력이 떠나면서 생기는 손실까지 따져야 하죠. 현재 방식이 실제로 비용을 절감하는지, 비슷한 예산으로 업무 연속성을 높일 다른 방법은 없는지 비교할 필요가 있습니다. 인건비를 통제하는 방식과 전문성을 유지하는 방식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했는지 설명이 필요합니다.
증원만이 해법은 아니다...국회·정부·게임위 책임 따져야
그렇다고 인력을 늘리는 것이 모든 문제의 해답은 아닙니다. 게임위도 업무별로 필요한 인원과 확보한 인원, 인력 부족으로 수행하지 못한 일을 제시해야 합니다. 기존 인력 배치와 업무 절차를 개선할 여지는 없는지, 자동화할 수 있는 점검과 전문 인력이 판단해야 할 조사를 어떻게 나눌지도 설명해야겠죠. 그래야 증원이 필요한 부분과 운영을 바꿔야 할 부분을 가릴 수 있습니다.
국감의 질문도 여기까지 들어가야 합니다. 과거에 필요하다고 했던 인력은 얼마나 보강됐을까요? 충원 요청이 반영되지 않았다면 어느 단계에서 어떤 이유로 결정됐을까요? 예산을 줄일 때 점검 범위와 처리 속도에 미칠 영향은 검토했을까요? 부족하다는 호소와 개선하겠다는 약속 사이의 결정 과정을 확인해야 합니다.
국회와 정부에도 책임이 있습니다. 게임위가 관리와 조사를 제대로 했는지 따지는 동시에, 맡긴 업무에 맞는 인력과 예산을 제공했는지 살펴야 합니다. 필요한 지원을 하지 않은 채 성과만 요구했는지, 지원한 자원을 게임위가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는지 구분해야 책임도 정확하게 물을 수 있습니다.
국감에서 인력 부족을 지적했다면, 이후 어떤 개선이 이뤄졌는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같은 지적이 반복된다면 개선을 가로막는 원인이 무엇인지까지 따져야겠죠. 올해의 지적이 어느 기관의 어떤 결정으로 이어졌는지, 언제까지 무엇을 바꿀 것인지 기록하고 확인해야 합니다. 게임 이용자 보호는 국감이 끝난 뒤에도 계속돼야 하니까요.
김한준 기자 [email protected]